로마
로마는 신약성경 시대 지중해 세계를 지배했던 로마 제국의 수도로, 정치·문화·경제의 최고 중심지였다. 오순절날 베드로의 설교를 들었던 이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교회가 세워진 곳이며, 후일 사도 바울이 로마 시민권을 바탕으로 상소하여 최종 복음 전파의 거점으로 삼은 성경 구속사의 핵심 도시이다.
개요
로마는 로마 제국의 수도이자 지중해 전역을 아우르던 세계의 정치적·군사적 중심지였다. 고대 라틴어 어원으로는 '힘(strength)' 또는 테베레 강을 뜻하는 명칭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신약성경 시대의 로마는 '팍스 로마나(Pax Romana, 로마의 평화)'라는 철권통치 아래 정교한 도로 망과 법률 체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성경 구속사에서 로마는 구약 선지자 다니엘이 환상 중에 보았던 지상 제국들의 최종 형태 중 하나로 이해되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사도들의 세계 선교가 이루어진 인프라의 배경이 되었다. 사도 바울은 서방 선교의 거점이자 당대 세계의 끝이라 여겨지던 서바나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로마를 염두에 두었으며, 실제로 주님의 사명을 따라 쇠사슬에 매인 채 로마에 입성하여 복음을 전파하였다.
성경 속 기록 및 주요 사건
성경에서 로마는 복음의 확장과 관련된 결정적인 순간마다 등장한다. 1. **오순절과 로마 교회의 자생적 태동**: 사도행전 2장 10절에는 예루살렘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 당시 '로마로부터 온 나그네 곧 유대인과 유대교에 들어온 사람들'이 참석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로마 교회를 자생적으로 개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 **글라우디오 황제의 유대인 추방령**: 글라우디오 황제는 모든 유대인을 로마에서 추방하였다(사도행전 18:2). 이때 로마를 떠나 고린도로 왔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가 사도 바울을 만나 동역자가 되었다. 3. **사도 바울의 로마 방문과 억류**: 바울은 고린도에서 편지(로마서)를 써 보내며 로마 성도 방문을 간절히 바랐다. 이후 예루살렘에서 체포된 바울은 자신의 로마 시민권을 행사하여 황제 가이사에게 상소하였고, 군함과 죄수의 신분으로 로마에 입성하게 된다(사도행전 28장). 그는 로마의 셋집에서 2년 동안 갇혀 있으면서도 찾아오는 모든 이에게 담대히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였다. 4. 교회의 전통에 따르면 사도 베드로와 사도 바울 모두 네로의 박해 기간에 로마에서 순교하였다.
신학적 의의 및 교훈
신학적으로 로마는 '세상 제국의 영광'과 '하나님 나라의 대립'을 상징하는 대표적 장소이다. 1. **하나님의 섭리와 복음의 확장**: 로마가 구축한 도로 망('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과 통일된 사상·법적 안점함은 아이러니하게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 세계로 번져나가는 가장 빠른 통로가 되었다. 인간의 제국 구축 욕망이 하나님의 구속사적 도구로 쓰인 역설을 보여준다. 2. **이신칭의 신학의 완성**: 바울이 로마 성도들에게 보낸 로마서는 율법이 아닌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이신칭의)'라는 기독교 교리의 정수를 집대성한 책으로, 교회사 전체를 바꾼 역사적 문서가 되었다. 3. **종말론적 바벨론의 상징**: 요한계시록에서 로마는 성도들을 핍박하고 음행과 사치로 하나님을 대적하는 '큰 성 바벨론' 혹은 '일곱 머리와 열 뿔 달린 짐승'으로 묘사된다. 이는 하나님을 거스르는 지상 권력은 결국 심판받아 멸망한다는 진리를 선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