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
셈은 노아의 세 아들(셈, 함, 야벳) 중 하나로, 대홍수 이후 하나님의 언약과 신앙의 맥을 계승한 인물이다. 성경의 구속사적 관점에서 그의 족보는 아브라함과 다윗을 거쳐 예수 그리스도로 이어지는 구원의 메시아 혈통을 형성한다.
개요
성경에 등장하는 노아의 아들로, 성경 서술 순서상 첫 번째로 언급되는 인물이다. 인류를 쓸어버린 대홍수 심판 속에서 아버지 노아와 함께 방주에 들어가 생명을 보존받았으며, 홍수 이후 구속사(Redemptive History)의 중심 인물로 부각된다. 노아의 포도주 사건 당시 아버지의 하체를 사랑과 예의로 덮어줌으로써 축복을 받았으며, 그의 후손 계보는 훗날 아브라함과 이스라엘 민족, 나아가 인류의 구원자이신 메시아로 연결된다.
성경 속 기록 및 주요 사건
셈은 노아가 500세가 된 이후에 낳은 아들 중 하나로 언급된다(창 5:32).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만들어진 방주에 아내 및 가족들과 함께 탑승하여 대홍수 심판에서 구원받았다. 홍수 이후 셈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된 사건은 아버지 노아의 포도주 취함 사건이다. 노아가 포도주를 마시고 장막 안에서 벌거벗었을 때, 둘째 아들 함은 이를 보고 밖으로 나와 형제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셈과 야벳은 옷을 어깨에 메고 뒷뒷걸음쳐 들어가 아버지의 하체를 가려주고 얼굴을 돌이켜 아버지의 하체를 보지 않았다(창 9:23). 술에서 깨어난 노아는 이 사실을 알고 셈을 향해 "셈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라는 예언적 축복을 선언하였다. 홍수 후 2년에 100세의 나이로 아들 아르박삿을 낳았으며, 이후 500년을 더 살며 자녀들을 낳아 총 600세를 누리고 사망하였다(창 11:10-11). 창세기 11장에 기록된 셈의 족보는 10대를 거쳐 데라와 아브라함으로 직선적으로 연결된다.
신학적 의의 및 교훈
신학적으로 셈은 구약 신학의 핵심인 '언약의 혈통'을 잇는 구속사적 교두보이다. 노아가 선언한 "셈의 하나님 여호와"라는 표현은 하나님께서 인류 중에서 셈의 가문과 특별한 인격적·언약적 관계를 맺으실 것임을 보여준다. 구약 전체를 통틀어 하나님이 특정 인물의 이름과 함께 연합하여 불리는 첫 번째 사례 중 하나다. 또한 셈이 아버지의 허물을 비방하거나 노출시키지 않고 사랑으로 덮어준 행위는, 신약 시대 성도들이 가져야 할 타인에 대한 인내와 덕평, 그리고 성화의 삶에 대한 실천적 모범으로 평가받는다. 셈의 축복 속에서 '야벳이 셈의 천막에 거하게 된다'는 예언은 장차 이방인들이 셈의 후손(이스라엘/예수 그리스도)을 통해 영적 구원에 참여하게 될 것을 내다본 구속사적 비전으로 해석된다.
여담 및 상식
히브리어 단어 '셈(שֵׁם)'은 문자적으로 '이름', '명성', '명예'라는 뜻을 지닌다. 유대교 전통에서는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YHVH)을 함부로 부르지 않기 위해 '그 이름'이라는 뜻의 '하쉠(HaShem)'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때 쓰이는 단어가 바로 셈과 같은 어원이다. 현대 언어학 및 역사학에서 쓰이는 '셈족(Semitic)' 또는 '셈어파(Semitic languages)'라는 용어는 바로 이 셈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히브리어, 아람어, 아랍어, 에티오피아어, 아카드어 등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학술적 분류의 '셈족' 개념과 성경 속 셈의 혈통적 후손 범위가 완전히 1:1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