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제사장
대제사장은 구약성경에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중보자로서 성전 및 성막 제사를 총괄한 최고 종교 지도자이다. 레위 지파 아론의 가문에서 세습되었으며, 일년에 단 한 번 대속죄일에 지성소에 들어가 온 이스라엘의 죄를 속죄하는 특권을 가졌다. 신약성경 히브리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원하고 완전한 대제사장으로 선포한다.
개요
대제사장(High Priest)은 구약시대 이스라엘의 종교적 중심이자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연결하는 최고 중보자였다. 최초의 대제사장은 모세의 형인 아론이었으며, 이후 아론의 직계 후손들이 이 직분을 계승하였다. 일반 제사장들과 달리 대제사장에게만 부여된 독특한 관복과 기름 부음 의식이 있었으며, 이스라엘 백성 전체의 죄를 짊어지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구속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구약의 제사장 제도는 신약 시대에 와서 완전한 중보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예표하는 역할을 하였다.
성경 속 기록 및 주요 사건
출애굽기와 레위기에 걸쳐 대제사장의 위임식과 임무, 의복에 대한 상세한 규정이 제시된다. 대제사장의 가장 핵심적인 직무는 1년에 단 한 번, 7월 10일인 대속죄일(Yom Kippur)에 성막의 가장 깊은 곳인 지성소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때 대제사장은 자신의 죄와 온 백성의 허물을 위해 수송아지와 염소의 피를 가지고 법궤의 속죄소에 뿌렸다. 역사적으로 대제사장 직분은 솔로몬 시대 이후 사독 계열을 거치며 유지되었으나, 바벨론 유수 이후와 하스몬 왕조를 거치면서 점차 정치화되었다. 신약시대에 이르러서는 최고 의결 기관인 산헤드린 공회의 의장 역할을 겸하였으나, 로마 임명권자나 헤롯 가문에 의해 직책이 매매되거나 임면권이 남용되어 종교적 순수성을 잃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심판했던 가야바와 그의 장인 안나스가 이 시기의 대표적인 대제사장이다.
신학적 의의 및 교훈
신약성경 히브리서는 대제사장직의 구속사적 신학을 가장 깊이 있게 다룬다. 구약의 대제사장들은 연약함을 가진 인간이었기에 스스로를 위해서도 속죄 제물을 드려야 했고, 죽음으로 인해 그 직무가 지속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아론의 계보가 아닌 영원한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대제사장으로서, 짐승의 피가 아닌 자신의 피로 단번에 완전한 속죄를 이루셨다. 이로써 성소의 휘장이 찢어지고 모든 신자가 하나님 보좌 앞에 직접 담대히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여담 및 상식
대제사장의 관복 가슴 부위에는 12지파의 이름이 새겨진 보석이 박힌 판결 흉패가 있었으며, 그 안에는 하나님의 뜻을 묻는 판결 도구인 우림과 둠밈이 들어있었다. 이는 대제사장이 단순한 제사 수행자를 넘어 국가적·종교적 중대 사안을 결정하는 분별자였음을 보여준다. 또한 대제사장이 착용하는 관 전면에는 '여호와께 성결'(Holiness to the LORD)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순금 패가 달려 있어,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자의 거룩함을 상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