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장
제사장은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서 제사를 드리고 중보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부름받은 성직자이다. 구약 시대에는 아론 자손과 레위 지파를 중심으로 성막과 성전에서 봉사하였으며, 신약 시대에 이르러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대제사장직과 만인제사장설로 발전한다.
개요
제사장(Priest)은 성경 구속사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성직으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거룩한 중보자(Intermediary) 역할을 담당한다. 히브리어 '코헨(כֹּהֵן)'은 하나님 앞에 서서 시중들고 섬기는 자를 뜻하며, 헬라어 '히에레우스(ἱερεύς)'는 거룩한 구별된 일을 관장하는 사제를 의미한다. 구약의 제사장 제도는 하나님의 거룩함과 인간의 죄성 사이에 존재하는 엄위한 격차를 제사와 속죄 의식을 통해 중재하기 위해 하나님에 의해 직접 제정되었다.
성경 속 기록 및 주요 사건
성경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제사장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묘사된 살렘 왕 멜기세덱이다(창세기 14장). 이후 족장 시대에는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등 가문의 가장들이 제단을 쌓고 제사를 집전하였으나, 출애굽 이후 시내산 언약을 통해 비로소 조직화된 제사장 제도가 확립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레위 지파 출신의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전담 제사장으로 지명하셨다. 제사장들은 성막과 예루살렘 성전에서 번제, 소제, 화목제, 속죄제, 속건제 등 5대 제사를 집전하였으며, 백성들에게 율법을 가르치고 정결 여부를 판별하는 판관 역할도 겸하였다. 제사장 집단의 수장인 대제사장은 1년에 단 한 번, 7월 10일 대속죄일에 짐승의 피를 가지고 지성소에 들어가 온 백성의 죄를 속죄하였다. 통일왕국과 분열왕국 시대를 거치며 포로기 이후에는 사독 계열 제사장 가문이 종교적 권위뿐 아니라 정치적 영향력까지 행사하는 계층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신약 시대의 사두개 파로 연결된다.
신학적 의의 및 교훈
신약성경, 특히 히브리서는 구약 제사장 제도의 한계와 완성을 모형론적으로 다룬다. 구약의 인간 대제사장은 자신도 죄를 지은 약한 존재였기에 자신의 죄를 위해서도 제사를 드려야 했고, 짐승의 피로 매년 제사를 반복해야 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영원한 대제사장으로서 자기 자신을 흠 없는 완벽한 제물로 드려 '단 번에(Once for all)'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으로 성소 휘장이 찢어짐에 따라, 신자들은 더 이상 인간 제사장을 거치지 않고 하나님 앞에 담대히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가 재발견한 만인제사장설(Royal Priesthood)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성도는 하나님께 직접 예배하고 기도하며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덕을 선포하는 거룩한 제사장으로 부름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