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
신약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육신적 고향이자 성장지로 등장하는 갈릴리 지방의 조그마한 산골 마을이다. 구약성경에는 한 번도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는 비주류 지역이었으나, 예수가 이곳에서 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내며 복음서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지명으로 부상하였다.
개요
나사렛(Nazareth)은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약 105km 떨어진 갈릴리 남부의 산간 해발 350m 고지에 위치한 상간 마을이다. 구약성경이나 요세푸스의 역사서, 탈무드 등 제2성전기 유대교 문헌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을 정도로 당대에는 작고 보잘것없는 시골 동네였다. 그러나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내신 고향이 됨으로써,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지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예수 당대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나사렛 예수'라고 불렀으며, 성경은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그 이름으로 불린 것을 적는다. “우리가 보니 이 사람은 염병이라 천하에 퍼진 유대인을 다 소요케 하는 자요 나사렛 이단의 괴수라”({사도행전 24:5})
성경 속 기록 및 주요 사건
신약성경에서 나사렛은 가브리엘 천사가 동정녀 마리아에게 메시아의 탄생을 예고한 '수태고지(Annunciation)'의 장소로 처음 등장한다(눅 1:26-31). 이후 마리아와 요셉은 베들레헴에서 예수를 출산하고 애굽으로 피신했다가, 헤롯 대왕이 죽은 후 다시 나사렛으로 돌아와 정착하였다. 예수는 이곳에서 키와 지혜가 자라가며 순종의 삶을 사셨다. 공생애를 시작하신 후 예수는 나사렛 회당에서 이사야 선지자의 글을 읽으시며 자신이 그 메시아 예언의 성취임을 선포하셨으나(눅 4:16-21), 고향 사람들은 그를 배척하고 산 낭떠러지까지 끌고 가 떨어뜨리려 하였다. 이로 인해 예수는 "선지자가 자기 고향과 자기 집 외에서는 존경을 받지 않음이 없느니라" 고 말씀하시고, 그곳에서 많은 능력을 행하지 않으셨다(마 13:57-58).
신학적 의의 및 교훈
나사렛은 하나님의 비하(卑下, Humiliation)와 역설적 은혜를 상징한다. 당대 유대인들은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요 1:46)라며 나사렛 출신을 무시하였으나, 하나님은 세상의 천한 것들과 무시받는 것들을 택하사 도구로 삼으셨다. 이는 메시아가 화려한 왕궁이나 거대한 도시 예루살렘이 아닌, 낮고 겸손한 환경에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오셨음을 보여준다. 또한 나사렛은 이사야 11장 1절의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이요"라는 메시아 예언과 깊이 연관된다. '가지'를 뜻하는 히브리어 '네체르(נֵצֶר)'가 바로 '나사렛'의 언어적 뿌리가 되며, 마태복음 2장 23절에서 "나사렛 사람이라 칭하리라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함이라"고 기록된 신학적 배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