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사엘
기원전 9세기경 아람 다메섹 왕국의 왕으로, 벤하다드 2세를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엘리야와 엘리사 선지자의 예언에 따라 이스라엘과 유다 왕국을 징벌하는 하나님의 심판 도구로 사용되었으며, 강력한 군사력으로 레반트 지역의 패권을 잡았던 인물이다.
개요
하사엘(Hazael)은 구약성경 열왕기에 등장하는 아람 다메섹의 왕이다. 히브리어 이름 'חֲזָאֵל'(하자에엘)은 "하나님께서 보셨다"라는 뜻을 지닌다. 본래 벤하다드 2세의 신하였으나 왕을 살해하고 정권을 잡았으며, 이후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에 가혹한 침략과 잔혹한 군사적 압제를 가하였다. 성경은 그의 등극과 잔혹한 행위가 이스라엘의 우상숭배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 과정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성경 속 기록 및 주요 사건
하사엘의 등장 배경은 호렙산에서 하나님이 엘리야 선지자에게 주신 사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의 왕이 되게 하라고 명령하셨다(왕상 19:15). 이후 엘리사가 다메섹을 방문했을 때 병에 걸려 있던 벤하다드 2세는 신하 하사엘을 보내 자신의 회복 여부를 물었다. 엘리사는 벤하다드가 죽을 것과 하사엘이 왕이 될 것을 예고하며, 그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행할 참혹한 재앙에 대해 눈물을 흘렸다. 하사엘은 다음날 젖은 이불로 왕의 얼굴을 덮어 살해하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다. 왕위에 오른 하사엘은 뛰어난 군사적 재능을 발휘하여 레반트 전역으로 영토를 확장했다. 그는 북이스라엘의 예후 왕조를 집요하게 공격하여 요단 동편의 길르앗과 바산 지역을 완전히 점령하였고, 이스라엘의 군사력을 극도로 약화시켰다. 나아가 남쪽으로 진격하여 블레셋의 가드를 점령한 뒤 예루살렘까지 위협하자, 유다 왕 요아스는 성전과 궁전의 모든 금을 바쳐 그를 퇴각시켜야만 했다.
신학적 의의 및 교훈
구속사적 관점에서 하사엘은 이스라엘의 죄악에 대해 하나님이 사용하신 '채찍'이자 '심판의 도구'로 평가받는다. 하나님은 이방 나라의 도모나 잔혹한 군주의 야심조차도 당신의 거룩한 뜻과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도구로 통제하신다는 유일신적 주권을 보여준다. 그러나 악을 벌하기 위한 도구로 쓰였다고 해서 하사엘 자신의 죄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아모스 선지자는 하사엘 가문과 아람이 이스라엘에게 행한 무자비한 폭력과 포악함에 대해 하나님의 맹렬한 불의 심판이 내릴 것임을 선포하였다(암 1:4-5). 이는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된 악인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잔혹함과 죄악에 대해서는 엄중한 신앙적·역사적 책임이 뒤따른다는 공의의 원칙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