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사벳

엘리사벳은 신약성경 누가복음 1장에 등장하는 제사장 사가랴의 아내이자 세례 요한의 어머니이다. 아론 자손의 제사장 가문 출신으로, 노년에 성령의 은혜로 세례 요한을 임신하였으며 마리아의 태중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보았던 신실한 의인이다.

개요

엘리사벳(Elizabeth)은 누가복음에 등장하는 인물로, 신약 구속사 개막 단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경건한 여인이다. 그녀는 레위 지파 출신으로 대제사장 아론의 직계 후손이며, 아비야 반열의 제사장 사가랴의 아내이다. 평생 아이를 갖지 못하다가 노년에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역사로 주의 길을 예비할 세례 요한을 수태하였다. 또한 친척인 성모 마리아가 메시아를 임신하였을 때 성령에 감동되어 그녀와 태중의 아기를 가장 먼저 축복하고 찬양한 인물로 기록되어 있다.

성경 속 기록 및 주요 사건

누가복음 1장 5-6절은 사가랴와 엘리사벳 부부를 가리켜 '하나님 앞에 의인'이며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허물 없이 행하던 자'로 묘사한다. 그러나 엘리사벳은 잉태를 하지 못하여 나이가 많도록 자식이 없는 고통을 겪었다. 당시 유대 사회에서 불임은 신의 징벌로 여겨지는 문화적 수치였으나, 그들은 낙심하지 않고 신실하게 기도하였다. 사가랴가 성전에서 분향 직무를 수행할 때 천사 가브리엘이 나타나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을 것이며,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라고 고지한다. 이후 엘리사벳은 임신하게 되었고, 5개월 동안 은둔하며 주께서 자신을 돌보아 사람들 사이에서 부끄러움을 면하게 해주셨음을 감사했다. 임신 6개월째 되던 해, 천사 가브리엘의 고지를 받고 찾아온 성모 마리아의 문안을 받자, 엘리사벳의 태중에 있던 아이가 복중에서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여자 중에 네가 복이 있으며 네 태중의 아이도 복이 있도다'라고 대언적인 축복을 선포하였다. 이는 신약 성경 최초로 예수의 메시아성을 인간의 입을 통해 공적으로 인정한 선언이었다.

신학적 의의 및 교훈

신학적으로 엘리사벳은 구약과 신약을 잇는 모형론적 다리 역할을 한다. 그녀의 수태 불능과 노년의 임신은 구약의 사라, 리브가, 한나 등 하나님의 놀라운 구속사적 계입을 상징하는 인물들의 전통을 계승한다. 동시에 구약의 마지막 선지자인 세례 요한을 출산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하는 구속사의 관문을 열었다. 또한 엘리사벳은 나이가 어린 친척 마리아가 자신보다 훨씬 존귀한 '주의 어머니'임을 성령을 통해 깨닫고, 어떠한 시기심도 없이 겸손하게 영접하였다. 이러한 모습은 인간적인 연륜이나 사회적 지위를 넘어서서 하나님의 뜻과 메시아의 주권을 진심으로 기뻐하는 성숙한 신앙인의 모범으로 평가받는다.

여담 및 상식

엘리사벳이라는 이름의 히브리어 원형은 '엘리셰바(אֱלִישֶׁבַע)'로, 이는 구약성경 출애굽기 6장 23절에 등장하는 아론의 아내 '엘리세바'의 이름과 동일하다. 이름의 의미는 '하나님은 나의 맹세이시다' 또는 '하나님은 풍족하시다'이다. 기독교 전통(가톨릭 및 동방정교회)에서는 엘리사벳을 성인으로 veneration(경배/공경)하며, 매년 11월 5일(서방) 또는 9월 5일(동방)을 성 엘리사벳 축일로 기념한다. 전통적인 성지순례지인 예루살렘 근교 인카렘(Ein Karem)에는 엘리사벳과 마리아가 만난 것을 기념하는 '마리아 방문 교회'와 세례 요한이 탄생한 '세례 요한 탄생 교회'가 세워져 있다.